박세회 피처 디렉터가 포착한, 취향과 관계와 계급 사이 인간의 낯선 한 단면. - 이번 달에 컷더등심 인터뷰 못 나갈 것 같은데요. 편집장은 내 말을 듣고도 책상 위에 놓인 교열용 대지만 쳐다보고 있었다. 컷더등심은 팔로워가 12만 명이 넘는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로, 어떤 매체에도 본명과 얼굴을 제대로 공개한 적이 없었다. 컷더등심의 섭외가 예정됐다는 얘기를 꺼냈을 때 편집부 전체가 기대에 들떴던 이유다. 그 어렵다는 사람을 섭외한 게 나다. 그리고 나는 지금 ‘역시 섭외는 이유진’이라며 가장 신나하던 편집장에게 컷더등심의 단독인터뷰를 내보내지 못할 것 같다는 얘기를 하고 있다. - 왜에? 컷더등심님께서 돈을 달라고 하셔? 여전히 고개를 들지 않은 채 편집장이 말을 눌렀다. 대답을 찾는 사이 빨간 수성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