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적당한 거리의 온도나이가 들수록 사람과의 거리를 재는 일이 잦아진다. 어릴 적에는 그저 다가가 마음을 열고 겹쳐지는 것만이 관계의 전부라 믿었다. 그러나 수많은 관계가 뜨겁게 타올랐다 식어가기를 반복한 뒤에야 깨달았다. 너무 가까운 거리는 서로를 온기로 피워내기보다, 가시에찔려 상처를 남기기 쉽다는 것을.어른의 관계에는 적당한 냉정이 필요하다. 내가 기대한 만큼 상대가 답해주지 않더라도 서운해하지 않는 마음, 상대의 삶에 과도하게 개입하지 않고 그의 영역을 존중해 주는 태도. 타인과 나 사이에 일정한 선을 긋는 일은 치졸한 계산이 아니라, 관계를 오랫동안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다.그러나 선을 긋는 순간 찾아오는 특유의 서늘함이 있다. 내 모든 것을 털어놓을 수 있는 존재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