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야... 지금 현관 밖에 어떤 남자가 칼을 들고 서 있다니까” 수진이 잔뜩 겁에 질린 음성으로 친구에게 말했다. 수진은 퇴근 후 샤워를 끝내고 친한 친구와 전화 통화를 하며 자신의 저녁거리를 만드는 중이었다. 그때, 현관 밖으로부터 낯선 인기척이 엄습해오는 것을 느낀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곧바로 누군가가 수진의 자취방 현관문을 필요 이상으로 세게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고, 그 의문의 사람은 수차례 방문 목적을 묻는 수진의 말에 침묵으로 일관했다. 수진은 곧장 인터폰을 통해 현관 바깥의 상황을 살폈고, 그 자리에서 경악하며 두 손으로 입을 틀어막은 채 털썩 주저앉아버렸다. 인터폰 화면에는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나올 법한 음침한 비주얼의 건장한 남자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장맛비를 모두 맞으며 한 손에는 ..